롯데에서 설탕 제로 즉 당류 0g 슬로건을 내세운 쁘띠 몽쉘 제로가 출시되었다. 제로 음료수는 시중에 많이 출시되었지만 제로 과자는 업계 최초인데, 설탕이 들어가지 않았다고 해서 과연 당뇨인이 먹어도 괜찮은 걸까? 당뇨인이 직접 먹어보고 혈당이 얼마나 오르는지 실험해보았다.
"설탕은 제로 달콤함은 그대로"라는 문구가 눈에 뜨인다. 식품 등의 표시기준 제품 100g당 당류 0.5g 미만의 기준을 충족하였다고 쓰여있는데 총 174g이기 때문에 최대 당류가 0.4g이 들어있다고 해도 총 0.8g이 넘지 않는다는 소리이다.
한 박스를 다 먹어도 당류가 0.8g이 넘지 않는다면, 당뇨환자가 섭취해도 문제 될 것 없어 보인다.
그러나 당뇨환자는 단순히 설탕의 유무만 따져야 하는 것이 아니다. 당뇨환자가 피해야 하는 것들은 수없이 많은데 이 중에 하나가 '쇼트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쇼트닝은 경화유와 가공유지에 유화제를 넣고 질소가스를 주입하여 만든 지방
인데 포화지방을 많이 함유하고 있어 과잉 섭취 시 성인병을 유발한다. 때문에 이미 당뇨가 진행되었다면 이러한 포화지방 및 트랜스지방 섭취에 예민할 수밖에 없다. 쇼트닝은 값이 저렴해서 제조단가를 낮춰야 하는 대부분의 식품공장에서 널리 쓰이기 때문에 피하기 쉽지 않다.
설탕이 없는데 단맛은 어떻게 내는 걸까? 원재료명을 살펴보면 밀가루 다음으로 많이 들어간 것이 말티톨이다. 말티톨은 대표적인 당알콜 중의 하나로 설탕과 맛이 흡사하여 무설탕 제품에 많이 쓰인다. 문제는 다른 당알콜과는 다르게 설탕 절반가량의 칼로리가 있으며 gi지수가 36 정도로 다른 감미료에 비해 혈당을 올릴 수 있다는 점이다.
다른 당알콜들은 칼로리나 혈당에 무관하지만 말티톨은 여러 가지 논란이 있기 때문에 극단적으로 "먹지 말라, 설탕과 다른 점이 없다."라는 말이 돌기도 한다. 하지만 어찌 되었든 말티톨은 당알콜이기 때문에 인체 흡수율이 낮고 단당류로 분해되면서 혈당이 원만하게 오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몽쉘 제로 한 개당 약 3g의 당알콜이 들어있기 때문에 과잉 섭취만 하지 않는다면 문제 될 것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당뇨인의 입장에서 성분은 조금 아쉬울 수 있으나 식품회사는 대중의 입맛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설탕과 가장 맛이 흡사한 말티톨을 쓰자는 결론이 나왔을 것으로 추측된다.
참고로 실험대상자는 혈당 수치 7.8로 당뇨 확정을 받아 약 8개월간 당뇨약을 복용하였으며 운동과 식단을 병행하여 현재는 단약을 한 상태이다. (당뇨는 완치 개념이 없으므로 계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공복에 먹어보았다. 섭취 전 공복혈당은 81이 나왔다.
개봉 후 놀란 것은 몽쉘의 시그니처 초코 코팅이 없다는 점이었다. 두 줄기의 가련한 시럽 자국만이 있을 뿐. 빵 부분은 진한 카카오 색에 퍽퍽함이 느껴지고 기포 자국이 많이 보였다. 또 한 번 놀란 것은 크기가 매우 작다는 점이다. 시중에 파는 마카롱과 비슷한 크기였다. 아무리 성분이 아쉬운 제로 과자라지만 이 정도로 작다면 하나 정도는 먹어도 혈당의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몽쉘 제로 한 개당 영양정보를 따져보았다. 칼로리는 70kcal.
나트륨 60mg | 탄수화물 7g | 당류 0g | |
당알콜 3g | 식이섬유 0.1g | 지방 6g | 트랜스지방 0.07g |
포화지방 2.3g | 콜레스테롤 6.5mg | 단백질 1.2g |
작은 크기에 비해 지방 함량이 높다고 볼 수 있다. 기존 쁘띠 몽쉘의 지방 함량은 4.2g인데 몽쉘 제로가 오히려 더 높다.
다이어터들에게 권장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몽쉘 특유의 극강 한 달콤함을 기대했다간 실망할 수 도 있다. 초코 코팅이 없어서 그런지 당도는 높지 않은 편이지만 당뇨인의 입장에서는 충분했다. 안의 크림이 적지 않게 들어있지만 밀도가 있는 크림이고 겉의 카카오 빵이 퍽퍽한 편이라 전체적으로 부드럽게 녹아드는 맛은 아니고 입안의 수분을 빼앗아 가서 오래 남는 맛이었다. 매점에서 팔던 초코빵 맛에서 좀 더 밀도 있고 눅진 맛이었다. 우리가 보통 생각하던 몽쉘의 맛과는 확연히 달랐다. 먹고 약 한 시간 뒤 다시 혈당을 측정해 보았다.
공복혈당 81에서 94로 13 가량 올랐다. 보통 식사 후 120대를 웃도는 것을 생각하면 미세한 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조금 오른 것도 말티톨 때문이 아니라 탄수화물일 가능성이 높다. 물론 실험대상자는 혈당이 잘 관리되고 있는 편이기도 하고 당뇨환자마다 같은 음식을 먹어도 전부 다른 결괏값이 나오기 때문에 참고만 해야 할 것이다.
당뇨인으로서 대형업체에서 설탕 없는 과자를 만들었다는 것 자체가 아주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무설탕 과자는 이미 출시가 되어있지만 값이 비싸고 접근성이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 몽쉘 제로에는 당뇨인이 피해야 할 성분들이 들어있었지만 한 두 개 정도는 가벼운 마음으로 즐길 수 있을 것 같다. 이것을 시작으로 성분 좋고 당류 제로인 상품들을 만들어내는 후발주자들이 생겨서 당뇨인은 물론 당을 줄여나가야 하는 현대인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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